[nbn시사경제] 고나은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른바 '한남동 라인' 8명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실상 인사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한동훈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정훈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이번 회담에서 인적 쇄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며 "구체적으로 10명 가까운 인물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이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박 의원은 "한 대표는 김 여사와 소통하는 인물들이 여사의 영향력을 외부에 드러내면서 국정 운영이 왜곡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의 소통 자체를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면담에서 한 대표는 '한남동 7인회'로 불리는 인물들 외에도 추가로 선임행정관 1명을 언급하며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라인만 존재한다'며 인적 쇄신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특히 한 대표가 언급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강기훈 선임행정관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선임행정관은 지난 6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나, 대통령실은 40여 일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언론 보도 후에야 직무에서 배제됐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 선임행정관은 현재 징계 중이며,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장 해임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 대표가 소위 '김 여사 라인'에 속한 인물들의 정리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검토하고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으며, 이번 면담을 '빈손 회담'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박정훈 의원은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들이 대통령 참모이기 때문에 김 여사와의 소통이 큰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 내부의 이런 인식 차이가 회담에서 좁혀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가 가장 중시했던 인적 쇄신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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