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점석 기자
제주에서 나고 자란 천생 제주 사람인 김남흥 작가는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 풍광을 재료 삼아 제주인의 시선을 가미하는 수고스러움을 더해 화폭으로 담는다
김 작가는 남도의 섬 따뜻한 기후를 두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태어나 별 어려움 없이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내며 평범한 일상속에서 성장했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에 미술 대회에서 수상 경험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술가 입문 과정으로 진로가 정해졌다.
김 작가는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서양화 전공으로 졸업하고 이젤과 캔버스를 싣고 제주 곳곳을 누비며 풍경을 화폭에 옮기는 전업 작가의 삶을 시작했다.
김남흥 작가는 제주 예술가이면서 제주를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다 생각하고 3년간 제주의 곳곳을 답사 다녔다. 제주 풍광을 쫓으며 작품활동을 하던 중 제주를 깊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도서관 등을 다니며 찾아낸 제주의 인문학 자료들을 바탕으로 선인들의 삶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김 작가는 이런 가운데 돌하르방을 만났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풍화된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돌하르방은 제주의 맨얼굴을 보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개인적으로 제주 풍광을 많이 다루는 작가로서 건강한 제주의 자연미 표현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것은 제주 본섬의 관광이 시작되기 이전의 모습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시의 유년기의 경험을 돌아보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제주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던 건강한 제주의 삶 그 속에서 건강함을 볼 수 있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시간적 배경과 정서를 기준으로 두고 작업을 합니다. 대상에 대한 표현은 개인적 식견은 빼고 철저히 객관화의 기준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완성된 작품이 출품작으로 나가 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여기가 어디냐 라는 질문을 받는데 실제 그림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장면은 극히 드물고 앞서 이야기한 시간적 배경과 정서라는 기준으로 화면 구성이 이루어지고 표현에 이르다 보니 그림 속에서 만나는 장소는 현재는 없는 곳이고 창작 속에서 표현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는 거 같다”라며 “나름대로 작업의 기준은 스스로가 만나고 싶은 장면에 대한 강한 고집이 있는 거 같다. 이는 스스로에 작가적 양심을 중히 여기며 내 작업을 만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작가에게 큰 시련이 닥쳐온다. 2013년 미술관을 조성하면서 큰 화재를 만나 그동안의 작업 결과물 700여 점을 소실했다.
김 작가는 이에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계기로 삼아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이 시기에 다시 그림을 이어가면서 작업했던 이어도(변형 사이즈 100호) 제목의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으로 꼽았다. ”이 그림은 하늘이 주는 위로가 커서 지배적으로 화면 구성에 있어서 하늘에 차지 비중이 커지고 그 속에서 무지개를 표현한 적이 있는데 나름대로 처음으로 표현하는 대상물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을 두고 무지개라는 메시지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한 경험이 있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신념으로 전혀 생각지 않았던 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역예술가로 활동하던 초년 시절부터 제주를 알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새로운 활력이 되어 찾아왔다.돌하르방 이었다.
김 작가는 제주의 맨얼굴이라고 느꼈던 돌하르방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직접 재현 작업에 나섰다. 석공들에게 작업을 맡겼지만,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느낌은 살아나지 않았다. 작업을 하면서 표면의 아름다움, 드러나는 현상의 아름다움만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드러나는 현상이 아닌 그 뒤에 감춰진 그림자, 이면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작가는 본인이 해야만 하는 작업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직접 망치를 들고 작업을 시작했다.
김남흥 작가는 ”돌하르방의 시작은 제주다움을 보여주고 싶다. 자연이든 예술이든 ‘다움’을 전제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제주 풍광에는 제주다움이 기본이어야 한다. 돌하르방 공원다움, 김남흥 다움, 제주다움, 다움은 모든 콘텐츠의 첫걸음이다“라고 밝혔다.
김남흥 작가에게 제주도는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속도감이 중시되는 사회라는 느낌이 있는데 제 그림 속에서는 숨의 여유를 두고 오롯하게 제주를 만나는 그림을 전개하고 있다“라며 ”제주도가 주는 쉼의 느낌을 살려서 그림을 보는 자체에서의 힐링을 느끼게 하는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나는 매일 그림일기를 쓰고 있다. 나의 예술 활동은 매일 매일이다. 그림 외에 조각 작업이 150여 점 창작되어 있다. 돌의 영원성을 감안하면 두고두고 남겨질 거라고 여겨진다. 또한,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자유로운 영혼에서 예술은 피어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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