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내렸던 고려아연이 13일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지 약 일주일 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아침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철회를 최종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필요성과 적절성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했으나, 여전히 부정적 의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시장과 주주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은 10월 30일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2조 5,000억 원을 조달해 이 중 2조 3,000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만약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약 3~4%의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고려아연은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과 같은 리스크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고 설명했으나, 이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바 있어 논란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중요한 사항에 대해 허위 기재가 있거나 기재가 누락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며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이후 '백기사' 역할로 언급되던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타이어가 지분을 매각하자, 여론은 부정적인 기류로 변화했다.
고려아연은 이달 8일 정기 이사회와 사외이사 회동을 통해 유상증자 철회 여부에 대해 논의했으며, 최종적으로 이날 임시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확정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이후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주가 급등과 거래량 감소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을 우려해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졌고, 금감원의 정정 요구도 있었다”며 이는 당시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대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연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을 통해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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