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은 인위적인 시세 반영률 조정 없이, 오직 시장 내 부동산 시세 변동만을 반영해 책정된다. 국토교통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부동산 가격 공시 현실화 계획 수정안'을 보고하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행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공시가격은 매년 상승해 2035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에 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실화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보유세 부담 증가 및 복지 혜택 축소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 공시법과 현실화 계획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공시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화 계획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컸던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집값이 하락세를 보인 지방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내년 공시가격에 적용될 현실화율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69.0%,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로 확정됐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 및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총 67개의 행정 제도에 활용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공시가격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균형성 제고방안'을 내년 공시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군·구 단위에서 조사된 공시가격 초안을 국제 기준에 따라 평가한 뒤, 균형성이 낮은 지역과 부동산을 선별해 추가 검토가 이루어진다.
심층 검토 지역에서는 공시가격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며,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가 검수한 뒤 국토부가 최종 열람안을 확정한다.
수정안에 따라 산정된 내년 최종 공시가격은 2023년 말의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2024년 초 발표된다. 국토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 관련된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부동산 공시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민 경제적 부담 경감과 제도의 안정성을 위해 기존 현실화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공시가격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고 국민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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