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없어질 직업 목록에...'기자' 가 올라왔다
[서울 = nbn시사경제] 원충만 기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는 넖게 빨리 알아서 연결되는 융합적 학습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출현함에 따라 직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즉시 배워서 즉시 내 일에 적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생존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뉴 러너인가? 뉴 러너가 될 준비는 되어 있는가?
코로나 이후 수많은 기업과 정부의 리포트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재교육'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은 2019년 7월, 미국 내 직원들의 3분의 1인 10만 명을 재교육한다고 밝혔다.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직업도 바꾸고 있다.
언뜻 듣기 좋은 말 같지만 바꿔 말하자면 세계 최첨단 회사의 직원이라도 지속적인 재교육을 받지 않으면 언제라도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독일에서는 아예 정부 차원에서 '실업 예방 교육'을 하겠다고 나섰다. 디지털 기술 변화에 따른 직업의 종말, 어에 따른 해고와 실업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의 연방노동사회부는 2019년 6월 이렇게 설명했다.
"실업 또는 실업이 임박했을 때만 직업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업을 '예방'하기 위해 이 전략을 채택했다. 미래에도 계속 일을 하려면 우리는 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인생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재교육이란 더 능숙하게 일하기 위한 단순한 직무교육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은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한 실업 예방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뭔가 싸늘한 느낌이 오지 않나. 앞으로 일을 해나가려면, 고용 상태를 유지하려면, 생존을 위해서는 디지털 재교육으로 반드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과 국가가 디지털 관련 교육에 엄청난 비용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이 문제가 모두의 생존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예전부터 '미래에 사라질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그러나 나와는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겼다. 지금은 모든 것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020년 5월 말,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자 50명을 해고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브라우저의 뉴스 큐레이선을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되면서 한순간에 편집 기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미래에 없어질 직업 목록에 '기자'가 올랐을 때 코웃움을 쳤던 게 엊그제 일이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마추치던 부동산 중개인도 곧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블록체인 기술이 조만간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중개수수료 없는 직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이 일자리를 잃고 '무용 계급(useless class)' 으로 전략할 것이라고 예측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다. 인간의 육체적 능력은 로봇에게 뒤지고 정신적 능력마저 인공지능에게 압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가가 규제를 해서라도 속도 조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청난 속도로 앞서가는 기술에 대한 충격을 줄이고 재적응하려면 인간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개개인이 추격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변화와 나란히 걷는 '즉시 교육'의 시대가 왔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하나다. '새로운 첨단 기술을 배우고 융합하지 않으면 당장 일터에서 쓸모없어지고 무용 계급으로 전락한다. 이제 우리에게 교육은 생존이자 일상이다.'
과거에 대학에서 4년간 전공한 지식으로 20~30년 버티던 '올드 러너(old learner)'의 시대는 끝났다. 대학이나 대학원의 학위는 점점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가 티칭 센터(teaching center)가 아닌 러닝 센터(learning center)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르치는 기능은 끝났으니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코치 역할만 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학교에서 기껏 배우고 나면 이미 세상은 저만치 앞서 나가 있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젊은이들은 이미 글로벌 온라인 대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온라인에 이미 각 분야 전문가의 영상이 쏟아지고, 유튜브로 전 세계 석학에게서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예측 전문가들의 말대로 전문가와 수요자가 일대일로 직거래하는 시장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이 교육 업계와 만나 첨단 에듀테크 산업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내가 필요한 지식만 골라 빠르게 배우는 즉시 교육이 일상이 되고 있다. 즉시 교육으로 가까운 미래를 미리 공부하고 내 일에 곧장 적용하는 '뉴 러너(new learner)'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 방식을 리부트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는 몇 년간 깊이 파고드는 '석박사형 공부'가 아니다. 넓게 알고 빨리 연결시키는 게 중요한 융합형 학습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들끼리 서로 융합해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나올 것이고, 그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즉시 배워서 즉시 내 일에 적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생존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뉴 러너인가? 뉴 러너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뉴 러너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제 나만을 위한 커리큘럼을 스스로 짜야 한다. 다종 다양한 직업 환경에 처한 개인들 각각이 나에게 가장 시급한 공부는 무엇인지, 그 지식과 기술은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 파악해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뉴 러너의 첫걸음이다.
살다 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인생의 변곡점들을 만난다. 변곡점의 순간을 하강 곡선이 아닌 상승 곡선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 즉시 교육이다. 뉴 러너가 되어 이 변곡점을 지난다면 어느새 당신은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미경의 리부트》중에서
nbn 시사경제, nb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