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 반대 목소리 커져..."도덕적 리더십 잃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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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 반대 목소리 커져..."도덕적 리더십 잃을 위험"
  • 조재희 기자
  • 승인 2023.07.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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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두고 미국 내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8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에 세계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집속탄(集束彈, cluster bomb)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지시각 9일, 미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CNN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집속탄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에 집속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가공할 살상 능력과 높은 불발탄 비율 때문에 2010년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이 발효돼 12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러시아와 미국, 중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또한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집속탄 지원에 대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반격에 탄약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버라 리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같은 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집속탄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선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3개국이 서명한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이를 지원할 시 "미국이 도덕적 리더십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은 집속탄의 사용이나 생산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이다.

동맹국 또한 미국의 이러한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방어에 집속탄이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정부 또한 성명을 통해 "CCM을 준수하고 있으며 협약의 보편적 채택을 장려하고자 하는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협력국인 뉴질랜드도 "무고한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이 CCM에 서명한 123개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폭탄 속에 또 다른 폭탄이 들어가 있는 폭탄이다.

넓은 지형에서 다수의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기로 '모자(母子)폭탄'이라고도 한다.

항공기 등에서 투하된 대형 모자폭탄이 목표지점 근처 공중에서 시한장치에 의해 터지면 그 안에서 수백개의 소형 자폭탄들이 흩뿌려지면서 폭발한다.

통상 자폭탄 하나의 살상 반경은 25m지만, 40% 정도는 불발탄으로 남아 대인지뢰처럼 민간인에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cjh70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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