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의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측 의원들이 '선명성' 강조에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화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조정식·정성호·추미애 등이다.
여기에 김태년·우원식·박지원·안규백·윤호중 등 후보도 거론되는 등 다선 의원들의 의장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친명계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들 사이에서 '명심' 확보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때문에 주요 후보들이 출신 당적과 상관없이 중립을 지키는 기존 국회의장의 관례를 지키는 대신 당심과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에 나서고 있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선 정성호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며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면 다수당의 책임이 있고 입법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입법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슷한 유의 발언은 다른 후보들에게서도 나왔다.
조정식 전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심'은 당연히 제가 아니겠나"라며 "이재명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6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기계적 중립 기어를 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 '혁신 의장'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겠다"라고 민주당 지원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재직 기간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다.
안건을 최종적으로 의결하는 본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재직기간 동안은 무소속이 돼 여야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라는 취지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 내부 의견은 이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3일 YTN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의) 당적 비보유, 기계적 중립으로만 해석해서는 매우 협소한 해석"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40조에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계속해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게 헌법적 가치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중립 논란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발언은 우려를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며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는데,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cjh7034@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