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공범', 임성근 구명 시도 정황 녹취 확보..."VIP한테 얘기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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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공범', 임성근 구명 시도 정황 녹취 확보..."VIP한테 얘기해볼 것"
  • 고나은 기자
  • 승인 2024.07.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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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법사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출처=JTBC 뉴스 캡처)
지난달 21일 법사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출처=JTBC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고나은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담은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골프모임 단톡방'을 공익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변호사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 녹음 파일을 제출받았다.

해병대 출신 A씨와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모씨, 청와대 경호처 출신 B씨 등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멤버였다.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는 이들이 지난해 5월 임 전 사단장이 참여하는 골프 모임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씨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이씨에게 '해병대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서 난리났다'고 말했으며, 이씨는 자신이 제3의 단톡방 멤버에게 '(임 전 사단장에게) 절대 사표 내지 말라. 내가 VIP한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통화는 해병대원 순직사건과 관련해 임 전 사단장의 책임론이 제기될 당시 이루어졌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씨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당시 법사위에서는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씨를 통한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이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을 언급하며 '원래 별 3개를 달아주려고 했던 것'이라며 '포항에 가서 임성근을 만나려 했는데 문제가 되니까 사표 낸다고 해서 내가 못 하게 했다'고 말했다.

A씨가 '위에서 임성근을 지켜주려 했다는 건가'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지. 그런데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라고 답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녹취록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관계'라며 '주변 지인들을 통해 이야기만 몇 번 들었을 뿐, 구명 로비는 한 적도 없고 할 사이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A씨에 대해서도 '만난 적은 있지만 임 전 사단장 구명에 관한 대화를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의 진급 및 구명을 거론한 통화에 대해 이씨는 '임 전 사단장 이야기가 나오길래 '잘 돼야지' 같은 통상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았을 뿐'이라며 '그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여당에서는 이 사건을 '억지'라며 '야당발 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A씨가 더불어민주당 보좌관 출신으로 박정훈 대령을 변호하기도 했다면서 '해당 대화방 캡처본을 기획·제작하고 입법청문회 질의부터 보도까지 잘 짜인 각본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수사기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확인하며 공적 수사와 관련된 부분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수사팀이 청문회에서 나온 이야기부터 일부 언론 보도 내용까지 모두 살펴보고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doak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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